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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의 철강비전] 1편. 코앞으로 다가온 탄소국경세와 철강사들의 대응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해 철강업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전 전환기를 가동했고, 포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철강사들은 저탄소 기술과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뉴모빌리티와 그린에너지 등 미래 수요산업 발굴에 나섰다. 철강금속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이종형 연구위원과 함께 포스코와 철강업계의 미래를 살펴본다.


 

올해 10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전환기를 맞았다. 탄소국경세라고도 불리는 CBAM은 환경규제가 약한 EU 역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EU 역내로 수입할 때, 탄소 함유량에 따라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 기반해 탄소 가격을 부과·징수하는 제도다. 이는 2021년 7월 EU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5% 감축하려는 목적으로 발표한 입법안 패키지 ‘Fit for 55’에 포함된 핵심법안 중 하나이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에 우선적으로 적용하며 대상품목 수입 시 내재된 배출량 1톤당 CBAM 인증서 1개를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EU 수입업자는 수입 제품 생산 과정에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고, 배출량에 따라 EU배출권거래제(EU-ETS)와 연계해 CBAM 인증서를 구입·제출해야 한다. 이때 ‘EU-ETS’에서 역내 생산시설 대상으로 제공하는 배출권의 무상할당 비율만큼은 CBAM 인증서 수량을 차감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입품의 원산지에서 이미 지불한 탄소비용이 있다면 CBAM 인증서 수량을 차감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입허가를 받은 철강제품의 내재 탄소 배출량이 2톤, EU 배출권 가격이 톤당 100유로, EU내 철강 무상할당 비율이 90%, 생산국에서 이미 지불한 탄소 비용이 톤당 10유로인 경우, 이때 지불해야 하는 CBAM 인증서 비용은 18유로((2톤-2톤*90%)*(100유로-10유로))이다. 그런데 EU 역내기업에 대한 무상할당비율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전면폐지하는 2034년부터는 인증서 부담액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EU 수입업자는 수입 제품 생산 과정에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고, 배출량에 따라 EU배출권거래제(EU-ETS)와 연계해 CBAM 인증서를 구입·제출해야 한다. 이때 ‘EU-ETS’에서 역내 생산시설 대상으로 제공하는 배출권의 무상할당 비율만큼은 CBAM 인증서 수량을 차감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입품의 원산지에서 이미 지불한 탄소비용이 있다면 CBAM 인증서 수량을 차감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입허가를 받은 철강제품의 내재 탄소 배출량이 2톤, EU 배출권 가격이 톤당 100유로, EU내 철강 무상할당 비율이 90%, 생산국에서 이미 지불한 탄소 비용이 톤당 10유로인 경우, 이때 지불해야 하는 CBAM 인증서 비용은 18유로((2톤-2톤*90%)*(100유로-10유로))이다. 그런데 EU 역내기업에 대한 무상할당비율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전면폐지하는 2034년부터는 인증서 부담액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CBAM 우선적용 대상 6개 제품의 2022년 EU 수입액은 1320억 달러(170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철강제품이 전체 비중의 60% 이상을 차지해 CBAM 시행과 관련해 철강산업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EU28향 철강 수출량과 금액은 각각 346만 톤, 43억 7000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철강수출량에서 EU28이 차지하는 비중은 13.5%로 동남아에 이어 2위이며, 일본 및 중국과 더불어 국내 철강사들의 주력 수출시장 중의 하나이다. 수출 품목은 대부분 판재류로 열연강판, 자동차강판, 냉연강판 등 3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판재류를 생산하는 철강사들은 앞으로 CBAM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용하는 제철·제강 공정의 방식은 석탄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고로-전로와 전기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전기로로 구분할 수 있다. 전기로는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철스크랩-전기로, 직접환원철-전기로로 다시 구분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로-전로 방식의 생산 비중이 약 70%로 가장 높고 전기로 비중이 나머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철강공법인 고로-전로는 철광석(3Fe2O3)을 주원료로 쓰고, 철광석을 환원하는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주로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고로-전로 쇳물 1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약 2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원제로 사용하는 석탄은 동시에 철광석을 용융시키는 열원으로도 사용하기 때문에 효율이 매우 우수하며 고품질의 쇳물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어 오랜 기간 세계철강 산업을 주도해 왔다.

반면 전기로는 석탄이 아니라 전기로 열을 발생시켜 쇳물을 만드는 공법이다. 전기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방식인 철스크랩-전기로는 쇳물의 원료로 철광석이 아니라 고철(철스크랩)을 재활용해 다시 쇳물을 만드는 공법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고로의 25% 수준인 약 0.5톤에 불과하다. 단,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다 보니 전기로 쇳물은 불순물제거에 어려움이 있어 통상적으로 자동차 외판재와 같은 최고급 제품은 생산하기 어렵다. 한편, DRI-전기로는 전기로와 동일하지만 주원료로 철스크랩이 아닌 DRI(Direct Reduction Iron, 직접환원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DRI는 철광석을 고체상태에서 환원가스(CO, H)를 이용해서 환원해 철(Fe)함유량 90~95%의 철원으로 제조한 것으로 불순물이 적어 고급 고철의 대용으로 사용한다. DRI-전기로는 쇳물 1톤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5톤으로 고로보다 낮고 철스크랩-전기로보다 고급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DRI 생산에 사용하는 철광석 펠렛(Pellet)이 고로에 사용하는 철광석 분광(Fine)보다 비싸고, 환원제로 주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등 생산성에 제약이 있어 지금까지 세계 철강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강력해진 환경규제에 맞춰 탄소배출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부분 과도기라고 할 수 있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20~30%를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각 철강사들의 세부전략도 △철스크랩 및 전기로 확대 △CCUS(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 기술 접목, △수소환원제철 활용이라는 큰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 이산화탄소 배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2021년 시진핑 주석이 국가적으로 2030년 탄소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선언하며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글로벌 아젠다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2021년부터 철강산업에 ‘전년대비 증산 금지’라는 강력한 생산규제를 시작했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2020년 10.65억 톤을 정점으로 2021년 10.35억 톤, 2022년 10.18억 톤으로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사인 중국 바오우철강그룹(Baowu Steel Group)은 2021년에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중국바오우탄소중립달성계획(China Baowu carbon neutralization Action Plan)을 발표하고 중국 정부의 목표보다 탄소중립 달성의 시기를 10년 앞당기겠다는 적극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바오우그룹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전 2035년까지 철강 1톤당 탄소 배출량 1.3톤으로 2020년보다 30% 감축할 계획이다. 다만, 큰 그림의 계획은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방향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고로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2)를 줄이고자 일본제철, JFE, 고베제강 등 고로 3사가 2008년부터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에 위탁해 수소환원과 CO2를 분리·회수하는 저탄소 철강공법 개발 프로젝트 ‘COURSE50(CO2 Ultimate Reduction System for Cool Earth 50)’을 수행해 왔다. ‘COURSE50’은 수소환원기술로 10%를 절감하고, CO2 분리·회수기술로 20%를 절감해 고로대비 총 30%의 탄소절감을 목표로 한다.

일본제철은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탄소감축 30%를 우선적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이후 고로 사이즈와 대등한 대형 전기로 설치와 ‘COURSE50’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Super COURSE50’을 기반으로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 전기로는 현재 일본 최대 전기로 업체인 도쿄제철이 보유한 최대 규모인 250만 톤을 뛰어넘어 400만 톤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위한 중간 과정으로 일본제철은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과 협력해 미국 앨라배마주의 공장에 약 150만 톤 규모의 전기로를 설치해 올해부터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US스틸의 전기로.

▲US스틸의 전기로.<출처:US스틸 홈페이지>

미국의 대표철강사 US스틸은 2030년까지 기존 고로의 공정 효율화와 전기로 신설로 2030년까지 탄소감축 20%를 달성하고 이후 DRI와 CCUS 접목 등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US스틸은 기존 오대호(Great Lakes) 공장의 고로 3기 380만톤을 영구 폐쇄하고, 2020년 미국내 전기로 업체인 빅 리버 스틸(Big River Steel)을 인수해 생산능력을 160만톤에서 330만톤으로 증설하는 등 탈탄소 대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거기에 작년에는 300만톤 규모의 전기로 기반 신규 열연강판 투자를 시작해 전기로 비중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철스크랩과 DRI 조달이 쉬워 전기로 기반의 탄소저감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국내 최대 철강사 포스코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000~8000만톤 수준이며(국내공장 기준), 2022년 조강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5톤 수준이다. 포스코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전략은 우선적으로는 △대형 전기로 도입과 확대, 궁극적으로는 △고로를 수소환원제철공법으로 완전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부전략으로 2025년까지 기존 고로의 철스크랩 장입비율을 15%에서 30%까지 확대하고, 광양제철소(2026년)와 포항제철소(2027년)에 250만톤급 대형 전기로를 각각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으로 개발중인 유동환원로 기반의 수소환원제철기술 ‘하이렉스(HyREX)’를 통해 2050년까지 기존 고로를 모두 수소환원제철로 교체한다. 포스코는 2024년 파일럿 설비 착공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이후 포항과 광양에 대규모 플랜트를 착공할 예정이다.

CBAM 시행을 계기로 탄소중립과 저탄소 철강은 이제 국내 철강사에게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임을 우리 모두 인지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을 새기며 대비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