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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투모로우(Green Tomorrow) 캠페인 3편 기고문 :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l 나에게 넌 너에게 난

2022년 달력도 어느덧 마지막 1장 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바쁜 일상에 잠시 뒤로 미뤄뒀던 수많은 모임 자리를 갖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는 매번 같은 주제로 시시콜콜한 농담 따먹기를 해도, 대화의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도 그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많은 추억을 켜켜이 쌓아 올린 만큼 스스럼없는 사이에서 오가는 따뜻한 비방과 친절한 폭로도 난무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말 모임이 몇 단계 가지를 뻗어나가, 가끔 졸업한 학교가 같거나 같은 동아리에 몸담았었다는, 딱 그 정도의 공통점을 가진 새 인물이 모임에 합류할 때가 있다. 이렇게 되면, 모임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 모두 대화 주제를 선정하는 것부터 말의 어조까지 다방면으로 대화의 공을 들이게 된다. 부담 없이 던지던 짓궂은 농담과 거친 호칭들은 잠시 내려놓게 된다. 대화 사이사이의 짧고 어색한 침묵이 길고 불편한 침묵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일 것이다.

과거 인생에서 같은 조직에 속했다는 점을 빼면 나는 너에 대해서, 너는 나에 대해서 피차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기억될지도 확실하지 않기에 같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실낱 같은 결속은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다.

l SNS 홍보인의 숙명

SNS로 기업을 홍보하는 일련의 행위는 어색한 동창회 자리를 떠올리게 한다. 유튜브를 예로 들어보자.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개별 사용자의 행동을 근거로 관심사를 파악해 사용자가 높은 확률로 클릭할 만한 영상을 추천하거나, 영상 시청 사이사이에 건너뛰지 않고 볼만한 광고를 끼워 넣는다. 기업은 최대한 많이 봐줄 만한 시청자들에게 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광고가 나타나도록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덕분에 광고를 하고자 하는 기업과 시청자는 일단 같은 자리에는 앉게 된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주선한 어느 작은 관심사의 동창회인 셈이다. 이 자리가 유지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건너뛰기가 불가능한 5초일 수도 있고, 기업이 만든 광고의 재생시간 전체일 수도 있고, 그 사이의 어딘가 일 수도 있다. 이미 돈독한 관계로 형성된 친한 동창들 사이에 광고 담당자라는 낯선 방문객이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모임이 처음인 광고 담당자는 자신과 눈이 마주 어느 한 친구와 진득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친구는 원래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친구들과의 대화에 돌아가고 싶은 눈치다.(즉, 본인이 구독하고 있 영상으로 돌아갈 시도를 한다.) 이를 눈치챈 광고 담당자는 친구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려놓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할 수 있다. 눈에 확 띄는 옷을 입거나, 갑자기 노래를 부르거나, 가면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언뜻 보면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동창회에서 얘기를 나누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수많은 다른 광고 담당자들을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야기에 담긴 핵심 메시지를 고민하기 전에, 일단 이야기를 계속 듣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선결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성사된 동창회가 얼마나 기억에 남을지, 다음 동창회 자리에서도 이 만남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이 자리에서 오간 대화에 달려있다. 대화의 내용은 곧 광고 그 자체이고, 기업 SNS 광고 담당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l 안녕 나는 포스코라고 해

최근 포스코가 이 우당탕탕 동창회에서 색다른 방법으로 성공적인 개근을 이어가고 있다. 웹드라마 형식을 취한 그린 투모로우(Green Tomorrow) 연작 3부작을 2022년에만 3편을 연달아 공개한 것이다. 재생시간만 해도 1월 공개한 1편이 4분 54초, 7월 공개한 2편이 5분 14초, 12월 공개한 3편이 6분 48초로, 점점 분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유튜브라는 동창회 자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친구가 다짜고짜 무대로 뛰어올라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외친 셈이다. ‘안녕! 나는 포스코라고 해. 내 이야기를 들어볼래?’ 그리고 이야기는 16분 56초간 이어진다.

V포스코가 제작한 3개의 웹드라마 GREEN TOMORROW 포스터가 나열되어 있다. 왼쪽부터 두명의 남자가 팔짱을 낀 채 포즈를 취한 사진이다. 제1장 미래에서 온 남자 01월 13일 공개 유튜브 포스코라고 쓰여있다. 가운데 사진은 두 명의 남자가 곤란한 표정으로 서있는 모습으로 제2장 그린어블 스톤을 찾아서 07월 22일 공개 유튜브 포스코가 쓰여있다. 마지막 사진은 두 개의 슬라이드로 나뉘어 윗부분은 흰 옷 입은 남자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진과 함께

평소에 조용하게 지내던 친구가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돌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포스코가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술술 풀어낸 세 편의 이야기는 ‘포스코’라는 친구를 알고 지냈던, 그렇지 않던 모두의 뇌리에 ‘포스코’라는 이름을 강렬하게 아로새기기에 충분했다.

그 핵심에는 ‘뻔뻔함’과 ‘우직함’이 있다. 짧은 호흡의 SNS 영상이 대두되는 시점에 에피소드 3개에 걸친 연작 드라마를 만들어도 될까? 매력적인 외모의 광고모델이나 감미로운 주제음악을 쓰지 않아도 될까? 무엇보다도 (조용하고 모범생이고 말 잘 듣던) 포스코에서 이런 걸 만들어도 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포스코는 모두 “예스!”를 외쳐버렸고, 약 1년에 걸친 기간 동안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내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완결 지었다.

앞서 이야기했듯, 가끔 메시지 그 자체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모든 것을 판가름하기도 한다. 포스코의 그린 투모로우(Green Tomorrow) 캠페인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HyREX)부터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인 그린어블(Greenable), 2차전지 소재까지 탄소중립을 향한 포스코그룹의 친환경 역량과 노력에 대한 메시지를 아낌없이 담았다.

그렇다면 3편의 영상을 모두 본 시청자들에게 영상에 대해 기억나는대로 말해보라고 하면 무엇을 먼저 말할까? 수소환원의 원리를 담은 화학식? 포스코그룹 친환경 에너지강재의 종류와 이름? 이차전지 소재의 종류와 포스코그룹의 사업 영역? 내 생각에는 미래를 구하는 공식을 가열차게 읊어대는 장항준 감독의 열변, 탄소빌런들과의 진흙탕 싸움 끝에 불러낸 하얀 곰돌이, 그리고 미션을 완수한 영웅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영롱한 목소리가 먼저 언급이 될 듯하다.

뿐만 아니라 이런 중요한 장면들 사이사이에 배치된 맛깔나는 장면들이 있다. 어느 초인적인 영웅들이 총출동하는 영화에서 봤던 것 같은,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모았던 색색깔의 보석들과,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는 자동차 모양의 타임머신, 버튼만 누르면 짧은 시간을 되감아주는 장치 등 극 중 촘촘하게 배치된 영화적 장치들과 설정들이 그것이다.

총 4개의 사진이 나열되어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첫번째는 칠판에 화학식이 쓰여있고, 그 앞에 흰옷을 입은 남자가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모습이다. 두번째는 포스코라 쓰여있는 가로로 엎어진 텔레포트 안에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빛이 나는 공이 놓여져 있다. 세번째는 블랙 빌런 두명에게 잡힌 펜을 쥔 한 남자가 발버둥치는 모습이고, 마지막 네번째 사진은 금색의 suv 차 안에 운전석 문이 열린채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다.

l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힘

그렇다면 이런 연출에 핵심 메시지가 묻혀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힘이다. 어색한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에게 단번에 나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는 없다. 계속 대화를 이어가는 것, 대화하는 그 행위 자체야말로 성공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화가 이어지며 만남의 자리가 늘어가고, 다른 모임에도 참여하고, 또 다른 친구를 소개받으며, 이 어색한 동창회에 첫 발을 디뎠던 주인공은 점차 평판을 얻고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간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이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이내 막역한 사이가 될 것이고,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첫 동창회와는 다른 울림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지금 뿌려뒀던 핵심 메시지가 계속 흘러 흘러 들고 나는 비옥한 대화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포스코그룹이 원하는 모습으로 모두에게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때를 기다리며, 대화는 계속되어야 하고, 어색한 모임에도 참석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힘이다.

기업시민 포스코 Green With POSCO 함께 환경을 지키는 회사 / Together / Green / Life / Community / 우측 손 위에 새싹이 자라는 일러스트 이미지.